세계 교육 여행! 덴마크 그룬트비 교육 '자유 학교'

1. 덴마크의 교육 역사와 그룬트비

덴마크는 19세기 초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 아래 최초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의무교육 제도를 도입했지만, 의무교육제도가 가정 공동체에 무분별하게 개입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대폭 제한한다고 여겨 농민층으로부터 강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농민층들이 교육에 대한 국가의 독점을 거절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 정치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자유로운 형태로 학교를 설립, 운영하게 되었는데 이것에 관해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이 바로 그룬트비이다. 그룬트비는 덴마크의 교육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등에도 영향을 준 인물이다. 그룬트비는 지식교육을 경멸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강제적으로 부여되는 지식에는 강하게 반대하였고, 따라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 그는 의무교육을 국가에서 이용하는 도구라고 보았다. 의무교육은 가난하고 일반적인 시민들을 권력이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강요된 교육 제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강하게 반대하였다. 그는 의무교육은 게으르고 그저 평범한 학생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교육은 시민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야 하며, 따라서 학생들을 위한 가장 좋은 학교는 '시민들을 위한 좋은 집'과 같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룬트비에 따르면, 어린이 교육은 생동감 넘치고 자유롭고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한다. 또한 그룬트비 교육사상의 핵심은 학교에는 다양한 주제들 사이에 그리고 학생과 교사 사이에,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살아 숨 쉬는 상호작용'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요구되어야 할 것은 강의와 시험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호 대화라는 것이다.

 

2. 덴마크의 '자유 학교'

덴마크의 자유 학교에서는 강의와 시험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든 공부와 배워야 할 것을 이야기로 배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으며 교사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이야기할 기회를 주었다. 이런 활발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관점에서 사물을 이해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고 이는 다시 자기 삶에 대한 이해로 이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도 상호작용이 있었다. 이것은 학교의 커리큘럼을 교사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서 결정한다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또한 학부모와 학생, 교사는 스스로 학교 운영의 주체가 되어 학교 운영, 교사 채용 등의 학교의 중요한 일들도 직접 운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영상에서 매우 놀랐던 부분은 8학년 학생들이 학기 중의 1/3을 학교 매점을 운영하는 것에 보낸다는 것이었는데, 학생들은 매점을 운영함으로써 자율과 타인을 배려하는 교육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8학년이면 중학교 2학년이다. 한국의 중학교 2학년은 어떤 모습인가를 생각하며 비교를 할 수 있었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작은 나라에서 우수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아이에게는 압박감이 더욱 가해진다. 요즘 시대에 자신의 아이가 인재가 되면 어른들은 기쁘지만 정작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에 어떤 부모가 중학교 2학년인 자신의 아이가 매점에서 일하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정말 보기 드물 것이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매점에서 일하는 것이란 당연하고 학교에 다니며 꼭 경험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다. 그만큼 덴마크는 아이의 겉모습만 치장하는 것, 지식만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 자체를 발전시키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3. 덴마크 자유 학교의 기본 철학 아홉 가지

• 첫째, 학교는 아이가 사는 가정의 연장이다.
• 둘째, 학교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구조로 만들어 내야 한다.
• 셋째, 손은 마음의 자궁이다.
• 넷째, 배우는 법을 배운다.
• 다섯째, 구술언어, 이야기하기, 아침 모임.
• 여섯째, 종교(기독교)적 전통.
• 일곱째, 친교와 자유.
• 여덟째, 교육과 자유- 상호작용의 자유.
• 아홉째, 민주적 학교.

이 기본 철학 속 어디에도 아이를 강요하는 것과 교사의 일방적인 교육이 나타나는 곳이 없다. 이러한 기본 철학은 덴마크에선 지금까지도 지속되어져 가고 있다.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윗세대들의 교육에 대한 큰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아닌 덴마크와 같이 자라나는 새싹들의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나아가는 것,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